La foret rouge

2025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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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25년은

지금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려고 노력한 한 해였다.

작년에는 싸피 2학기와 취업 준비, 입사 후 적응 등 변화가 많았던 시기였다면, 올해는 입사 후 1년차로서 실무에 적응하고 내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민하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실무 1년

입사는 작년 7월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건 올 해 1월부터였고, 사수분이 4월에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면서 조금 이른 시점부터 더 주도적으로 업무를 맡게 되었다.

업무를 할 때는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야 했는데, 작업 계획서 작성 → 승인 → 작업 진행 → 검증 → 완료까지 단계가 상당히 많았다. 프로세스에 대해 처음에 설명을 들을 때는 구두로 전달받았는데, 놓치기 쉬운 부분이 많아서 문서로 정리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OneNote에 프로세스 진행 흐름도를 직접 만들어 정리해두었다. 지금도 프로세스를 진행할 때마다 이 흐름도를 참고하면서 단계별로 점검하고 있고, 특히 얼마 전 새로 온 분에게 업무를 설명할 때 이 흐름도를 활용했는데 프로세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업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두 가지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나는 '일이 생기면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었고, 다른 하나는 '실수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이 생각을 조금씩 조정하게 되었다. 모든 일이 같은 긴급도를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고민하고, 진짜로 급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일을 하던 중에 더 우선해야 할 일이 들어왔을 때 기존에 하던 일도 놓치지 않도록 어디까지 했는지 메모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실수에 대한 관점도 달라졌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면 오히려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작업 전에는 테스트 환경에서 미리 진행해보면서 충분히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무리 대비를 하더라도 테스트 환경과 운영 환경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도 인정을 하고, 즉시 공유하고 롤백할 수 있는 절차 마련에 신경을 쓰는 식으로 보완을 했다.

아직도 배울 것은 많지만 업무 흐름에 익숙해지고 예전보다는 수월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낀다.

HomeLab

proxmox homelab dashboard

개인적으로 Proxmox 기반의 HomeLab 환경을 구축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회사에도 테스트 서버들이 있긴 했지만, 실패해도 부담없이 시도할 수 있는 HomeLab의 필요성을 느껴서 구축했고, 이 환경을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CentOS 6/7, Rocky Linux 8/9, Windows Server 2012R2/2016/2019, AIX7 등 다양한 OS의 VM을 올려놓고 실험해봤고, 이들을 Ansible로 관리하는 방법도 익혔다. 업무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OpenStack이나 Kubernetes를 공부하고 싶어서 HomeLab에 클러스터도 구성해봤다.

그리고 이 경험을 단순히 실습으로 끝내기보다는 블로그에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내 실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런 글은 모두 HomeLab에서 직접 실험하고 검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개인적인 학습이 기록으로 남고, 다시 참고할 수 있는 자산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서울살이

내 일에 대해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무 외적인 경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문화 생활도 챙기려고 노력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취업하고 서울에 올라와서 살면서 이 도시가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해 조금 더 알고싶었다. 그래서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을 사서 읽기 시작했고 주말에 책에 나온 곳들을 한 번씩 찾아가기도 했다.

한양도성 순성길이라고 약 20km에 달하는 한양 도성을 따라 걷는 것도 있었다. 3/4 정도 구간을 걸었는데, 아무래도 산 구간이 많다보니 쉽지는 않았지만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성곽을 보수한 연도에 따라 돌 모양이 다르기도 하고, 그 부분을 건축한 담당 지역명이 돌에 남아있는데 왠지 git 커밋 로그를 보는 느낌이라 재밌었다. 😄

마무리

2024년은 취업을 위한 과거의 경험과 역량을 정리하던 시기였다면, 2025년은 현재 맡은 역할과 책임에 집중한 시기였다. 다가오는 2026년은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해로 삼고 싶다.